진태양시(眞太陽時)란? 태어난 시각을 보정하는 이유
사주를 보다가 "진태양시로 보정하면 삼십 분쯤 앞당겨진다"는 말을 들으면 의아합니다. 태어난 시각은 하나인데 왜 손을 대는 걸까요. 사주가 시각을 다루는 방식과 시계가 시각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계의 정오와 태양의 정오는 다릅니다
우리가 쓰는 시각은 표준시입니다. 나라 전체가 같은 시계를 보기로 정한 약속이지요. 기차와 전신이 퍼지면서 지역마다 제 시간을 쓰는 것이 불편해졌고, 그래서 기준 자오선 하나를 정해 그 위의 시각을 나라 전체가 함께 쓰기로 한 것입니다.
편리한 대신 잃은 것이 있습니다. 표준시의 정오는 대체로 해가 가장 높이 뜬 순간이 아닙니다. 현재 한국의 표준시는 동경 135도 자오선을 기준으로 하는데, 한반도는 그보다 서쪽에 있습니다. 서쪽에 있으면 해가 그만큼 늦게 남중하므로, 시계가 12시를 가리킬 때 태양은 아직 남중에 이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주는 절기와 시진(時辰)으로 시간을 나누는 체계, 즉 태양의 위치를 따라가는 체계입니다. 그래서 시계 시각을 태양의 시각으로 되돌려 놓는 절차가 필요해집니다. 그 되돌려 놓은 시각이 진태양시입니다.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구는 24시간에 한 바퀴, 즉 360도를 돕니다. 1시간에 15도씩 도는 셈이니 거꾸로 1도가 4분입니다.
그래서 보정량은 이렇게 나옵니다. 출생지 경도와 그 시점의 표준 자오선이 몇 도 떨어져 있는지 구하고, 그 차이에 4분을 곱합니다. 서쪽으로 떨어져 있으면 그만큼 시각을 빼고, 동쪽이라면 더합니다. 사주깨비가 기준으로 삼는 서울은 동경 126.978도이고 현재 표준 자오선은 135도이므로, 약 8도 차이에서 삼십 분 남짓을 빼는 결과가 나옵니다.
왜 서울 경도인가, 그리고 그것의 한계
여기서 솔직하게 밝혀 둘 것이 있습니다. 사주깨비는 출생지를 입력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계산에 서울 경도를 씁니다.
이건 정밀함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입력을 줄이기 위한 선택입니다. 그 결과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어난 분에게는 보정량이 실제보다 크거나 작습니다. 동쪽 지역이라면 실제 보정량은 더 작아야 하고, 서쪽 지역이라면 더 커야 합니다. 국내 안에서라면 차이는 몇 분 단위이므로 대부분의 결과는 그대로지만, 시주 경계나 자정 근처에 태어났다면 그 몇 분이 글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태어났다면 차이는 훨씬 큽니다. 그런 경우 사주깨비의 시각 보정은 맞지 않으니,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참고 정도로 두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표준시는 바뀐 적이 있고, 서머타임도 있었습니다
보정에서 자주 빠뜨리는 부분입니다. 한국의 표준 자오선은 지금까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20세기 초에는 동경 127.5도를 쓴 시기가 있었고, 이후 135도로 옮겨졌으며, 1950년대에 다시 127.5도로 환원됐다가 1961년 8월 이후 지금의 135도가 됐습니다. 자오선이 다르면 같은 서울이라도 보정량이 달라집니다.
서머타임도 있었습니다.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까지 여러 해에 걸쳐 시행됐고, 1987년과 1988년에도 두 해 동안 시행됐습니다. 그 기간에는 시계가 실제보다 한 시간 앞서 있었으므로 보정할 때 그 한 시간을 먼저 되돌려야 합니다. 사주깨비는 두 이력을 모두 반영합니다.
다만 옛 서머타임 구간의 정확한 시작·해제 시각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사주깨비는 이 부분을 날짜 단위로 처리하므로, 시행일이나 해제일 당일에 태어났다면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균시차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밝혀 둘 한계가 있습니다. 진태양시를 엄밀하게 구하려면 경도 차이 말고도 균시차(均時差)를 고려해야 합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고 자전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이 남중하는 간격이 1년 내내 똑같지 않고, 계절에 따라 태양이 시계보다 앞서거나 뒤처집니다. 이 계절별 어긋남이 균시차입니다.
사주깨비는 경도 차이만 보정하고 균시차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화면에 표시되는 시각은 엄밀한 의미의 진태양시라기보다 경도 차이만 보정한 시각에 가깝습니다. 이 부분은 이름과 실제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므로 그대로 알려 드립니다.
보정이 결과를 바꾸는 자리는 좁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보정이 굉장히 중요해 보이지만, 실제로 결과를 바꾸는 범위는 좁습니다. 시주는 두 시간 단위로 나뉘므로, 삼십 분 남짓 당겨도 대개는 같은 시주 안에 머무릅니다.
바뀌는 것은 경계에 붙어 있을 때뿐입니다. 시주가 넘어가는 지점 근처, 자정 근처, 그리고 절기 절입 시각 근처가 그렇습니다. 이 중 자정 근처는 날짜가 바뀌므로 일주까지 움직이고, 절입 시각 근처는 월주나 연주가 함께 움직일 수 있습니다. 보정된 시각은 대운 시작 나이를 구할 때도 쓰이므로 대운 구간이 한 살 차이로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무리
진태양시 보정은 신비한 조작이 아니라, 표준시라는 약속과 태양의 실제 위치 사이의 간격을 되돌리는 산수입니다. 1도에 4분을 곱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동시에 이 보정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사주깨비는 출생지를 받지 않아 서울 경도로 대신하고, 균시차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만세력마다 보정을 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이 있어 결과가 갈리기도 합니다. 이 한계를 알고 보면, 시각 보정은 결과를 더 정확하게 만들어 주는 장치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를 밝히는 표시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여덟 글자에서 성격이나 앞일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